집을 봐 달라고 오시는 분들이 처음 꺼내는 말은 대개 돈 이야기가 아닙니다. 「잠을 못 잔다」입니다.
아주 가볍게, 지나가듯 말씀하실 때도 있고 정말 묻고 싶은 것은 뒤에 있기도 합니다. 그래도 저는 먼저 이 한마디에서 멈춥니다. 집을 통틀어 가장 살피기 쉽고 가장 고치기 쉬운 데가 여기이기 때문입니다. 다른 방은 거북하면 나올 수 있지만 침실은 그럴 수 없습니다. 거기 여덟 시간을 누워 있어야 하고, 그것도 눈을 감고 누워 있습니다.
이 글이 어느 층 이야기인지 먼저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. 머리맡을 어느 방위로 두어야 길하냐고 물으시는 분이 있는데 그건 이기 쪽 일이라 반을 세우고 사람을 봐야 합니다. 여기서 적는 것은 형법의 층, 눈에 보이고 손에 닿는 쪽입니다. 이 층에는 나경이 필요 없습니다. 직접 침실 문에 서서 한 바퀴 둘러보시면 대부분 살펴집니다.
머리맡 뒤에는 실한 벽이 있어야 합니다
머리맡 뒤가 비어 있는 것을 옛말로 「등 뒤에 기댈 것이 없다」고 합니다. 현묘하게 들리지만 쪼개 보면 꽤 투박한 이야기입니다.
사람은 자면서도 청각을 닫지 않습니다. 여기엔 근거가 있습니다. 뒤통수 쪽이 비어 있고 거기가 통로이거나 다른 방 입구이면, 몸은 그쪽을 살피느라 셈할 힘을 조금 남겨 둘 것입니다. 이 층은 제 나름의 설명이고 제대로 된 실험을 본 적은 없습니다. 일단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. 실한 벽이 그 방향을 막아 주면 몸은 더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.
실한 벽은 온도까지 같이 봐 줍니다. 속이 빈 칸막이, 유리, 책장 뒷면. 냉기도 소리도 어느 쪽도 막지 못합니다.
머리맡이 벽에 붙어 있어도 그 벽 뒤가 계단이나 세탁기면 효험이 깎입니다. 시드니의 테라스와 오래된 아파트에 이런 것이 많고, 안방의 그 벽 뒤가 옆집 텔레비전장인 일도 있습니다. 이럴 때 저는 대개 벽을 바꾸시게 합니다. 잠자리가 조금 비스듬해져도, 다니는 자리가 조금 좁아져도 괜찮습니다.
머리맡이 창에 닿는다. 이건 호주에서 특히 세게 듭니다
이 한 조목을 가장 많이 이야기합니다.
시드니의 칠팔십 년대 벽돌집은 안방 창이 낮고 크며 알루미늄 틀이고 대부분 이중유리가 아닙니다. 겨울에 창과 창턱 아래 그 한 겹 벽에 손을 대 보십시오. 바깥벽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. 뒤통수로 밤새 그 벽을 받는 것은 바깥벽에 붙어 자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.
여름은 다른 쪽 골칫거리입니다. 이곳은 십이월에 날이 일찍 밝아 동쪽 침실은 여섯 시 전에 방이 다 환해집니다. 커튼을 아무리 두껍게 해도 알루미늄 틀 양옆으로는 샙니다. 머리맡이 창 바로 밑이면 빛은 위에서 아래로 쓸며 내려옵니다.
옮길 수 있으면 옮깁니다. 못 옮기면 커튼 레일을 천장에 달아 양옆을 감싸고, 겨울에는 창 밑에 바람막이를 한 겹 더 둡니다. 이건 보온 처방이지만 저는 그대로 보고서에 적습니다.
잠자리와 문이 한 줄로 놓인다
문이라는 데는 소리가 있고 빛이 있고 사람이 오갑니다. 얕게 잠들었을 때 사람은 입구의 기척에 유난히 예민합니다. 잠자리가 문과 정면으로 마주 놓이는 것은 밤새 입구 하나를 마주 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.
양택 쪽에서는 이를 문충상이라 하며 꽤 사납게 말합니다. 실제로는 그렇게 무섭지 않고, 잠자리와 입구가 한 선에 놓이지 않게 하면 되므로 대개는 조금만 비껴도 충분합니다.
새 집에서는 이걸 다시 셈해야 합니다. 요즘 짓는 집의 안방은 열에 아홉 욕실이 딸려 있습니다. 곧 이 방에 문이 둘이고 하나는 복도로 하나는 욕실로 통하며, 그것이 잠자리 양쪽으로 갈려 있는 일이 많습니다. 복도 쪽은 손봐 놓고 욕실 쪽을 잊으시는 분이 있습니다. 한밤에 일어나 불을 켜면 그 빛이 다른 한 사람 얼굴에 그대로 떨어집니다. 이런 부부를 여러 쌍 봤습니다. 둘 다 문제가 그 문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.
덧붙여 한 가지. 중개사가 사진을 찍을 때는 잠자리를 방 한가운데 놓고 사방을 비워 넓어 보이게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. 그건 카메라에 보이려는 배치이고, 실제로 살 때 아무도 그렇게 놓지 않습니다.
들보가 머리 위를 누른다
잠자리 위로 들보가 가로지르고 사람이 마침 그 밑에서 자는 모양입니다.
이 한 조목은 앞의 몇보다 물리의 성분이 적고 주로 보이는 모양과 천장 높이의 이야기입니다. 들보가 그 한 자락 천장을 낮춰 놓아서 누우면 시야에 단단한 모서리가 하나 얹힙니다. 전혀 못 느끼는 분도 있고 몇 달을 설치는 분도 있습니다. 시드니의 오래된 집 증축 부분, 고친 차고, 다락을 침실로 만든 데. 들보는 대개 드러나 있고 게다가 실링팬이나 스포트라이트 한 줄이 달려 있기도 합니다.
처방은 아주 소박합니다. 잠자리를 들보 그림자 밖으로 물리거나, 천장을 쳐서 들보를 평평하게 감추거나. 뒤쪽은 돈이 들고 앞쪽은 들지 않으니 저는 대개 앞쪽부터 말씀드립니다.
거울이 잠자리를 향한다
이 한 조목은 잘 말하지 못합니다.
제가 아는 기제는 「한밤에 일어나 거울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놀란다」까지이고 그 앞이 없습니다. 반사가 잠을 흩는다는 설도 심리적 암시라는 설도 있지만 든든한 설명은 찾지 못했고 제대로 된 대조도 본 적이 없습니다. 이 조언은 오히려 따르지 않는 분이 드문데, 아마 거울 옮기는 것이 가장 손쉬워서일 겁니다. 옮기고 나서 잠이 나아졌다 해도 그것이 거울 덕인지, 그 무렵 마침 살림을 제대로 추스르고 있었기 때문인지 저는 가르지 못합니다.
그래도 보고서에는 적고, 잘 말하지 못한다는 것도 함께 말씀드립니다. 옷장 거울문은 방향을 돌리거나 밤에 닫으면 됩니다. 비용은 들지 않습니다.
침실이 화장실에 붙었거나 화장실 바로 아래에 있다
배관입니다.
호주의 이 층 집은 위층 욕실 배수관의 상당 부분이 아래층 천장 속을 지납니다. 그 관 밑에서 자면 집안 누군가가 한밤에 물을 한 번 내려도 들립니다. 스스로는 깊이 잠들어 못 들었다고 여겨도 그렇습니다. 옆이 욕실인 경우는 좀 낫지만 함께 쓰는 그 벽에는 습기가 있고 환풍기 떨림도 거기서 전해집니다.
이 한 조목이 가장 까다롭습니다. 움직일 것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. 대개는 방을 바꿔 주무시거나 잠자리를 그 벽에서 가장 먼 모서리로 물리는 수밖에 없습니다.
침실 하나가 여섯 가지에 다 걸리는 일은 좀처럼 없습니다. 정말 집을 통틀어 기댈 벽을 한 면도 못 고를 때는 가장 조용한 면에 붙이고 나머지는 삼킵니다.
마지막 한마디는 여기 적어 두어야겠습니다. 오래 잠을 못 주무시면 먼저 의사에게 가십시오. 잠자리를 옮기는 것이 그 대신이 되리라고 여기지 마십시오. 제 쪽에서 다룰 수 있는 것은 방 안에서 잴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몇 가지뿐입니다. 질병, 법률, 투자에 걸린 판단은 의사와 변호사와 회계사를 찾아가십시오.